설교요약
사순절 다섯 번째 주일을 지나며 십자가를 지시기 직전 겟세마네 동산에서 올려드리셨던 예수님의 기도를 묵상하게 된다. 수많은 그리스도인이 주님과 친밀하다고 말하지만, 진정한 친밀함의 근거는 기도 외에는 찾을 수 없다. 기도는 영혼의 호흡이며, 하나님과의 관계를 세워가는 과정이다. 나의 깊은 속마음을 털어놓고 주님의 뜻을 듣는 깊은 대화가 없다면 주님과의 친밀함은 불가능하다. 나아가 기도를 통해 부어지는 영적인 은혜가 없다면, 우리는 결코 험난한 믿음의 길을 끝까지 걸어갈 수 없다. 십자가를 목전에 둔 겟세마네의 밤, 예수님은 극심한 고통과 외로움 속에서 피땀 흘려 기도하셨다. 주님이 그토록 피하고 싶으셨던 잔은 단순한 육체적 고통이 아니라, 온 인류의 죄악을 짊어지고 성부 하나님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고 단절되어야 하는 영적인 진노의 잔이었다. 그러나 예수님의 기도는 내 뜻을 관철하는 것이 아니었다.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며 기꺼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자신의 고집과 의지를 꺾고 굴복하셨다. 이것이 참된 기도의 본질이다.
반면 제자들의 모습은 우리의 연약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불과 몇 시간 전 주님을 결코 떠나지 않겠다고 호언장담했던 베드로와 핵심 제자들은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십자가라는 거대한 영적 전투 앞에서 엎드려 부르짖으시는 예수님과 달리, 제자들은 육신의 피곤함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잠든 제자들을 향한 주님의 말씀은 정죄가 아니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라고 말씀하시며 그들의 연약함을 동정하셨다. 사단은 언제나 우리가 육신적으로 가장 지치고 피곤하다고 합리화하는 그 순간을 파고들어 우리의 신앙 정체성을 뒤흔드는 시험을 가져온다. 기도하지 않으면 결코 이 십자가의 시험을 이겨낼 수 없음을 주님이 가장 잘 아셨기에, 우리 자신을 위해 깨어 기도하라고 당부하신 것이다. 기도를 통해 모든 것을 아버지께 맡기신 예수님은 마침내 "일어나라 함께 가자"라고 담대히 선포하시며 십자가의 길을 걸어가셨다. 기도는 사명을 감당할 영적인 힘과 하늘의 능력을 공급해 준다.
오늘 평안교회 성도들을 향해서도 주님은 "깨어 기도하라"고 동일하게 말씀하신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철저하게 나의 약함을 인정해야 한다. 베드로의 다짐처럼 우리의 진심은 아무리 뜨거워도 기도의 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가장 결정적인 순간에 비참한 실패로 무너지고 만다. 피곤해서, 혹은 환경이 안 좋아서 기도하기 어렵다는 변명을 단호히 끊어내야 한다. 주님은 제자들의 피곤함을 아시면서도 기도를 요청하셨다. 기도가 모든 유혹을 이기고 내 영혼을 안전하게 지키는 유일한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필요와 안위만을 구하는 기도를 넘어, 그 결과가 어찌 되든 내 삶을 통해 오직 하나님의 뜻과 영광만이 이루어지기를 구하는 겟세마네의 깊은 자리까지 나아가야 한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한 시간도 깨어있지 못하고 도망쳤던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성령을 체험한 후 사도행전에서 오로지 기도에 힘쓰는 믿음의 용사들로 변화되었다. 우리의 소망 역시 내 얄팍한 의지력이나 결단력에 있지 않다. 오직 나를 위해 피땀 흘려 기도하시고 마침내 십자가에서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와 성령님을 의지하는 데 있다. 가장 힘들고 고독한 자리가 기도의 자리이지만, 이제는 영적인 잠에서 깨어나 간절히 엎드릴 때이다. 새벽을 깨우고, 저녁 시간에라도 무릎을 꿇으며, 십자가의 길을 담대하게 승리하며 걸어가는 기도의 사람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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