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요약
예수님께서 십자가를 지시기 전날 밤, 사랑하는 제자들과 함께 다락방에서 최후의 만찬을 나누셨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고, 성만찬을 베푸신 후, 가롯 유다가 배반하러 나간 바로 그 순간에 예수님은 남은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장 마음이 아프고 괴로운 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주님은 절망이나 분노가 아니라 오히려 "지금 인자가 영광을 받았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제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새로운 계명을 주셨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34절).
이 계명이 '새로운' 이유는 사랑 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사랑의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전 계명이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로 '나'를 기준으로 삼았다면, 이제 그 기준은 오직 '예수님이 나를 어떻게 사랑하셨는가'이다. 내 감정이나 내 의지가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사랑이 유일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세상의 사랑에는 언제나 조건과 자격이 따른다. 사람들은 사랑받을 만한 자격을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애쓴다. 그러나 예수님의 사랑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롬 5:8). 주님은 제자들의 연약함과 곧 다가올 배신을 모두 아셨음에도, 아무 조건 없이 끝까지 사랑하셨다. 이것이 십자가의 사랑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누군가를 참되게 사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이 무조건적인 십자가의 사랑을 경험하는 것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사랑받을 자격을 증명하라"고 하지 않으신다.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고 초청하신다(요 15:9). 내가 아무런 자격이 없음에도 나를 전적으로 용납하시고 끝까지 품어주시는 그 사랑을 경험할 때, 비로소 내가 얼마나 존귀한 존재인지를 깨닫게 된다. 내 마음이 주님의 사랑으로 채워지고 안정될 때, 세상의 어떤 것이 다가와도 품을 수 있는 마음이 되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라'는 말씀은 결코 축소된 사랑이 아니다. '서로'는 사랑이 시작되는 자리를 말씀하신 것이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위대한 말씀도, 정작 내 옆에 있는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다면 위선에 가깝다. 저 먼 선교지의 아이는 사랑하면서도 정작 내 남편, 내 아내를 사랑하지 못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서로 사랑하는 것에서 시작하여 이웃 사랑으로, 더 나아가 원수 사랑까지 나아가는 것이다. 이 사랑은 억지로 쥐어짜는 의무적인 사랑이 아니다. 받은 사랑에서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는 사랑이다. "우리가 사랑함은 그가 먼저 우리를 사랑하셨음이라"(요일 4:19). 다른 사람을 향한 사랑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다.
예수님은 말씀하신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35절). 제자 됨의 증명은 오직 '사랑'이다. 최근 한국교회 사회적 신뢰도 조사에서 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75%를 넘었고, 신뢰 개선 과제로 '타인에 대한 배려 부족'이 꼽혔다. 세상이 우리를 보면서 사랑을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랑은 결심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십자가 앞에 서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번 사순절, 매일 말씀과 기도의 자리에서 "내가 너를 사랑한다"는 그 음성을 듣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그 사랑을 경험한 사람이 서로를 사랑하고, 그 사랑이 흘러가는 공동체를 통해 세상은 말할 것이다. "저들은 예수님의 제자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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